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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공부하며 느낀 인생 공부

조급함을 버리니 다 감사하다[20220826-TIL]

by 날파리1 2022. 8. 26.

코스를 시작하고 한참을 마음이 진정하지 못하고 아주 시끄러운 락 페스티벌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심장이 콩닥거리고 시끄러웠다.

이 코스만 꾸욱 참으면 고연봉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였던지 남들보다 빠르게 경제적 자유로 간다는 환상이었는지 모르겠다.

 

자기 확신을 똑바로 세우고 조급함을 버리다.

기대가 큰 만큼 내가 낸 결과물들을 기대와 비교하기 마련, 비교할 때마다 자신이 없어지고 나는 안될 놈인가... 싶어서 금세 더 조급해지고 우울해지더라. 나라는 인생의 주인공은 이 세계에서 특별하다는 착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1. 이제 고작 개발을 3개월 남짓했다.( 3개월 ㅋ 3개월 ㅋㅋㅋㅋㅋ 격투기 10년하고 아직 어려운데 3개월이다 ㅋㅋㅋㅋ) 그러면서 고 연봉받고 프로답기를 원한다.

 

2. 나는 슬로우 스타터인 편이다. 굳이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어떤 분야에 익숙해지고 내가 분야의 패턴을 그리는 데에는 시간이 남보다 조금 더 필요했다. (이 부분을 회고와 코스 과정에서 상당히 고치고 있다.)

 

3. 나 스스로도 내가 기획한 서비스를 척척 만들어낼 자신이 없으면서 돈을 줘야하는 회사는 멋도 모르고 나를 뽑기를 원한다.

 

위 사실을 나열해보니 내가 특별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나는 메가테라라는 올바른 방향을 택했다고 믿기에 천천히 가더라도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불안하지 않다.

 

단기간에 빨리, 남보다 먼저, 나만 특별 이란 마케팅적 형용사를 버리니 편안해졌다. 아주 편안해졌다. 그리고 이 궁극적인 편안함은 자기 확신에서 오는 듯하다.

나는 내가 어떤 분야건 훌륭하게 일을 해낼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냥 그렇다. 이게 사실이다.

나의 장점은 자기반성이다. 그래서 항상 수정해나간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관심 가진 분야는 항상 자부할만한 경지에 올라있었다.(시간 넣었으니 당연한 말인가?) 그래서 그냥 조급함을 버리고 어떻게 더 잘 더 즐겁게 하지? 란 고민만 한다. 메세지도 단순해지니 다 쉽다.

 

코스에 또 다른 재미적 요소를 추가했다.

요즘처럼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앞으로 잘 없을 건데 그걸 기록도 할 겸 영상으로 남기기로 했다. 약간 공부 브이로그처럼 ( 좀 장기 프로젝트처럼 촬영해보고 싶었었는데 기회가 마침 왔다.) 근데 이걸 생각만 했을 때랑 실제로 촬영을 했을 때와 그 영상이 몇 개 모여서 확인차 보았을 때가 다 달랐다. 이번 주는 쳐내야 할 일이 많아서 새벽 5시에 3일 연속 잠들었는데 자기 전마다 촬영을 했다. 그 당시의 피로도나 분위기가 영상 속에 생생히 담겨서 괜스레 뿌듯하고 또 훗날 내가 보기에도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최근에는 공부 영상만 촬영이 조금 지루해져서 회고하는 것과 면접식으로 개념 물어보는 것 짝 프로그래밍하는 것들을 영상에 담았는데 나중에 잘 편집하고 보면 이것도 재밌을 것 같다. ( 유튜브 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재밌다. 촬영이랑 편집 독학으로 해보면서 배워두길 잘했다. 아니었으면 이렇게 쉽게 카메라를 켜지 못했다.)

 

다 감사하고 즐겁고 재밌다.

하루의 24시간 매일이 즐거울 순 없겠지만 그래도 재밌다. 힘든걸 혼자 안고 있지 않고 동료들과 힘들다고 말하 웃는 순간도 재밌고 아 나만 어려운 게 아니었구나 하고 공감하는 순간도 재미있고 그 열쇠를 밤새 헤매어가며 '탁'하고 풀렸을 때에는 짜릿하고 그 시간이 새벽 2시의 졸음을 이기고 시곗바늘이 5시를 가리키면 괜스레 뿌듯하고 그렇다. 그리고 사실 회고를 통해 여러 태도와 방식을 고치고 주어진 걸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그 해내는 틈 사이에서 휴식도 이따금 씩 취하고 ( 그냥 따라 해야 하는 강의 같은 걸 보면서 의자를 뒤로 젖히고 팔짱 끼면 그게 휴식이다. ) 그리고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즐겁다. 이따금 바다를 보면서 공부하는데 이것도 참 좋다.

 

얼마 전에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생활비가 점점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한테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내가 매일 6천 원 짜리 쌀국수만 먹는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맜잇는걸 먹으라고 하시더라. ( 아니 6천원 쌀국수라서가 아니라 그냥 맛있는데... 꽂힌 건 질릴 때까지 먹는 편..이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도움받으며 공부한다는 사실을 조금 깊게 생각하면 참 마음이 복잡하고 그렇다. 재빨리 그런 생각은 떨쳐버리고 감사함으로 대체한다. 나는 정말로 이 코스가 힘들지 않다. 오늘도 직장을 나가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공부에 방해되지 않게 혼자 살고 있으며 내가 원하는 노래를 틀어두고 새벽까지 공부할 수 있고 그 와중에 걷잡을 수 없이 성장하고 있다. 

신사임당과 자청의 인터뷰 중에서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는 그런 것 같다. 이 과정이 즐겁다. 힘든 순간이 다~ 끝이 나고 찰나에 돌아보니 즐겁더라가 아니다. 매분 매초는 아닐지라도 하루에 즐거움 포인트가 있고 주마다의 포인트가 있다. 이런 환경을 제공해주는 주변인들에게 정말로 감사하다.

 

조급함을 버릴 수 있었던 이유

가끔 생각한다. 내가 어마어마한 경제적 자유를 이룬 그 순간을. 너무도 달라진 게 없을 것 같다고 느꼈다. 내가 먹는 음식에 매일 금이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고 ( 들어가도 맛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차는 6개월을 타면 빛바랜 가죽 시트가 질리다고 느껴 금세 다른 몇 억짜리 차를 또 둘러봐야 하고 겉으로 보기엔 너무도 호화로운 아파트지만 공간만 크고 내가 매일 자고 일어나는 익숙함으로 느껴지는 그냥 익숙함들. 그 행복의 크기가 지금보다 크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행복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서울로 가서 자청의 욕망의 북카페도 너무 가보고 싶고 그 사람들 강연도 듣고 싶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해보고 싶고 주말에 개발 스터디도 해보고 싶고 사람들이 많은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으로 일도 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다. ( 너무 다 환상에 사로잡혀있나..? 갠츈 ㅋㅋ)

나는 배우는 지금도 행복하고 다가올 지금에도 행복하다.

 

행복포인트

오늘은 짬을 내어서 광안리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하루를 돌아보는 티아이엘을 쓰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색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나에게는 어려운 코딩 도장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는(로지 추천~@)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라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지온클라크

미국의 자유형 레슬링 선수. 오하이오 출신 미국 흑인으로, 유전적 희귀 질병인 꼬리퇴행증후군으로 하반신이 성장하지 않고 있다.

이 사람만큼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성장하는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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