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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가볍지만 뼈있는 인사이트

팩트에 감정을 빼자[20220714 TIL]

by 날파리1 2022. 7. 14.

TIL 쓸게 없다.

아니 너무 회고해서 그런지 쓸 게 없다... 배운 게 없냐고? 그건 아닌데 그냥 오늘만큼은 몸에서 나와서 자발적인 그런 무브가 아니었다. 뭐 주제야 만들면 만들겠지만.. 그러다 문득 떠 오른 생각하나.

아 내가 지쳤구나. 글 조차 쓸 에너지도 없는 걸 보니

 

 

유난히 집이 오는  길이 힘들었다.

1시간 정도를 걸려 간만에 다녔던 대학교 안 카페에서 메가 테라 동료들을 만나기로 했다. 휴 어찌나 덥던지... 아니 습하다... 무슨 갓 샤워하고 나온 뜨거운 훈증기방에 있는 줄...  아침 체크인 시간 햇볕 아래 보이지 않는 모니터를 겨우 들여다보며 코딩 문제를 풀고 노트북 키패드 위에는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고 온 몸은 다 젖었다. 어제 공부를 더하다 조금 덜 잤는데 그 여파가 큰 지 집중이 잘 안 되었다. 조금 어려우면 몸은 잠을 원하고.. 그렇다고 커피 냅처럼 어디 자기도 애매한 그런 공간..  문득 내가 있는 집에 정말 정말 감사했다. 

지금도 에어컨 밑에서 글을 씀에 감사하다.

그렇게 열두시가 넘기 전에 집 오는 버스에서 지친다는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간지러움이 극히 작은 부위에서 시작해서 대수롭지 않다 신경 쓰기 시작하니 온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듯 간지럽고 몸을 피가 날 때까지 벅벅 긁어야만 하는 두드러기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아.. 좀 더운데?
 아 좀 피곤한데...?
하 내 하루는 아니 내 몇 주는 왜 이래? 
아니 인생은...

 

 

사실에 감정을 빼는게 그리도 어렵다.

세상은 단순한 개별적인 사건들의 나열이다. 그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관성을 지니고 영향을 끼칠 순 있지만 개별적으로는 그 사건이 발생했다 라는 단순한 사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세상을 사는 게 아니라 인생을 살기에 거기에 의미를 넣고 특히 감정을 넣는다. 가끔 나 혼자 울컥하는 것만큼 주변인들을 당황하게 하는 게 없는데 (급발진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요새는 그런 걸 표백제에 담궈놓은 검은 티셔츠에서 빠지는 물감 마냥 천천히 빼는 중인 것 같다. 동기부여가 필요할 땐 잔뜩 사실에 내 감정을 넣고 힘들고 지칠 땐 우울함을 빼고 사실을 그냥 사실로 보려고 한다.

 

사실들 : 벼락이 쳤다. 산에 불이 났다. 비가 왔다.
나 : 하필 내가 우울할 때 벼락이 치더니 옆의 산엔 산불도 났다고한다. 휴 내 기분처럼 비도 내린다..

감정을 넣고 싶을땐 이 영화를 보는게 낫다.

중요한 걸 중요하게 대수롭지 않은 걸 대수롭지 않게 보는 능력

참 말장난 같은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말. 중요한걸 중요시 여기고 사소한 것들엔 의미를 빼고 신경 쓰지 않는 것. 지금은 피곤한 내 감정, 보상심리 이런 것들에 힘을 빼고, 내가 오늘 할 것을 완수했는지 , 객관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에 힘을 주려한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의 추상화와 비슷하지 않을까?
핵심만 남기고 세부사항은 숨겨둔다는 의미에서

 

 

그런의미에서 오늘 짤은

 

 

진짜 세상 ㅂㅅ 같은 스킬이라고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다 의미가 있다~ 나부터 단단해야 누굴 공격할 생각이라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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